오늘은 대한민국 청년들의 평균 자산에 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서른 살이 가까워지면 이상하게 통장 잔액이 신경 쓰이기 시작한다. 취업한 지 몇 년이 지났는데 생각보다 모은 돈은 많지 않고, 인터넷을 보면 누군가는 이미 1억 원을 모았다고 한다. 주식이나 코인으로 큰돈을 벌었다는 사람도 있고,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아파트를 샀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 30살은 평균적으로 얼마를 모았을까?”
“내가 지금 가진 돈은 또래와 비교하면 많은 편일까?”
“서른 살인데 5,000만 원도 없다면 너무 늦은 걸까?”
하지만 이 질문에 정확히 답하기는 생각보다 어렵다. 정부 통계에는 ‘만 30세 개인의 통장 잔액’이라는 항목이 따로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자산 통계는 대부분 개인이 아니라 가구 단위로 조사된다. 혼자 사는 30살 직장인과 결혼해 맞벌이하는 30대 부부, 부모에게 주택을 증여받은 가구가 같은 연령대 통계에 포함될 수 있다.
그래서 평균 자산 숫자 하나만 보고 자신의 상황을 판단하면 오히려 불안감만 커질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를 중심으로 20대와 30대 가구의 자산, 순자산, 부채를 살펴보고, 내가 평균과 비교해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현실적으로 판단하는 방법까지 정리해 보려고 한다.
20대와 30대는 평균적으로 얼마나 가지고 있을까?
국가데이터처·한국은행·금융감독원이 공동으로 실시한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2025년 3월 말 기준 대한민국 전체 가구의 평균 자산은 5억 6,678만 원이다. 평균 부채는 9,534만 원이며, 자산에서 부채를 뺀 평균 순자산은 4억 7,144만 원으로 조사됐다.
이 숫자를 처음 보면 대부분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
“대한민국 가구가 평균적으로 5억 원 넘게 가지고 있다고?”
체감과 통계가 크게 다른 이유는 자산의 대부분이 현금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체 가구의 평균 자산 5억 6,678만 원 가운데 금융자산은 1억 3,690만 원이고, 부동산 등을 포함한 실물자산은 4억 2,988만 원이다. 전체 자산의 약 76%가 실물자산인 셈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얼마 모았어?”라고 물을 때는 예금, 적금, 주식, 현금처럼 당장 확인할 수 있는 금융자산을 떠올린다. 반면 정부가 발표하는 자산에는 주택, 토지, 자동차, 전세보증금, 사업용 자산 등도 포함된다. 따라서 전체 평균 자산 5억 6,678만 원을 내 통장 잔액과 직접 비교하면 안 된다.
연령별로 보면 차이가 더 크다. KOSIS에 공개된 가구주 연령별 통계를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30대 가구의 평균 자산은 약 3억 5,958만 원이다. 이는 전년보다 약 0.6% 감소한 금액이다. 전체 가구의 평균 자산은 증가했지만 30대 가구의 자산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도 주의할 점이 있다. 30대 평균 자산 3억 5,958만 원은 30대 개인 한 명이 현금으로 3억 5,958만 원을 모았다는 뜻이 아니다. 30대 가구주가 이끄는 가구 전체의 자산이다. 기혼 가구라면 부부의 자산이 합쳐질 수 있고, 자가 주택이나 전세보증금도 포함된다.
2025년 조사에서 39세 이하 가구의 평균 부채는 9,548만 원, 평균 순자산은 2억 1,95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단순히 더하면 평균 자산은 약 3억 1,498만 원 수준이다. 39세 이하 가구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30.3%로 다른 연령대보다 높았고, 순자산도 전년의 2억 2,158만 원에서 0.9% 감소했다.
즉,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을 포함한 젊은 가구는 자산 규모 자체가 전체 평균보다 작을 뿐 아니라, 보유 자산 중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도 상대적으로 높다.
20대 자산을 볼 때는 더 조심해야 한다. 20대 중에는 부모와 함께 거주해 별도 가구주로 잡히지 않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부모님 집에 살면서 3,000만 원을 모은 28살 직장인은 부모 가구의 구성원으로 포함될 수 있지만, 독립해 전세대출을 받은 28살 직장인은 20대 가구주 통계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20대 평균 자산 통계는 전체 20대 개인의 평균이라기보다, 이미 독립해 자신의 가구를 구성한 20대 가구주의 경제 상황에 더 가깝다. 그래서 20대 평균과 자신의 통장 잔액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30살 개인이 실제로 얼마를 모았는지 궁금하다면 부동산을 포함한 총자산보다 금융자산을 중심으로 보는 게 현실적이다. 예금과 적금, 주식, 펀드, 퇴직연금 등 내가 실제로 소유한 금융자산을 합산하고, 학자금대출·신용대출·자동차 할부 같은 부채를 빼야 한다.
예를 들어 예금과 적금 4,000만 원, 주식 1,000만 원, 퇴직연금 500만 원을 가지고 있고 자동차 할부가 1,500만 원 남아 있다면, 총금융자산은 5,500만 원이지만 순금융자산은 4,000만 원이다. 자신의 경제적 위치를 판단할 때는 ‘얼마를 가지고 있느냐’보다 ‘빚을 제외하고 얼마가 남느냐’를 먼저 봐야 한다.
평균 순자산과 빚 있는 사람의 비율은 어느 정도일까?
자산을 비교할 때 가장 중요한 개념은 총자산이 아니라 순자산이다.
순자산은 부동산, 예금, 주식, 자동차 등을 모두 합한 자산에서 대출과 같은 부채를 뺀 금액이다. 5억 원짜리 아파트를 가지고 있어도 주택담보대출이 4억 원 남았다면 순자산은 1억 원이다. 반대로 전세나 월세에 살더라도 예금과 주식으로 1억 5,000만 원을 보유하고 빚이 없다면 순자산은 1억 5,000만 원이다.
겉으로 보이는 생활 수준과 실제 순자산은 다를 수 있다.
2025년 3월 말 기준 전체 가구의 평균 순자산은 4억 7,144만 원이다. 그러나 전체 가구의 57.0%는 순자산이 3억 원 미만이었다. 반면 순자산이 10억 원 이상인 가구는 전체의 11.8%였다. 평균 순자산은 4억 원이 넘지만 절반이 넘는 가구는 3억 원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평균이 실제 체감보다 높게 나타나는 이유는 자산 분포가 한쪽으로 크게 치우쳐 있기 때문이다. 자산이 매우 많은 일부 가구가 전체 평균을 끌어올린다. 2025년 조사에서는 순자산 상위 10% 가구가 전체 가구 자산의 46.1%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자산 불평등 정도를 보여주는 순자산 지니계수도 0.625로 전년보다 높아졌다.
쉽게 말하면 열 가구가 각각 비슷한 금액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일부 가구가 수십억 원 이상의 자산을 가지고 있고, 많은 가구는 평균보다 훨씬 적은 자산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평균 이하라는 이유만으로 경제적으로 뒤처졌다고 볼 수 없다. 자산처럼 상위 계층의 보유액이 압도적으로 큰 통계에서는 평균보다 낮은 사람이 오히려 다수일 수 있다.
그렇다면 빚이 있는 사람은 드문 편일까?
그렇지 않다. 2025년 조사에서 부채를 보유한 가구의 비율은 전체의 58.9%였다. 열 가구 가운데 약 여섯 가구가 어떤 형태로든 부채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부채 보유 가구만 놓고 보면 평균 부채는 1억 6,181만 원이었다. 전체 가구의 52.0%는 금융부채를 가지고 있었으며, 금융부채 보유 가구의 평균 금융부채는 1억 3,057만 원이었다.
부채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재정 상태가 나쁘다고 판단할 수도 없다. 전세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처럼 자산 취득과 연결된 부채가 있을 수 있고, 학자금대출이나 사업자대출처럼 미래 소득을 위해 사용한 부채도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부채의 목적과 상환 능력이다.
연봉이 5,000만 원인 사람이 금리 4%의 전세대출 5,000만 원을 보유한 경우와, 연봉 3,000만 원인 사람이 고금리 신용대출과 카드론으로 5,000만 원을 빌린 경우는 부채 금액이 같아도 위험도가 전혀 다르다.
특히 39세 이하 가구는 평균 부채가 약 9,548만 원으로 전체 가구 평균과 비슷하지만, 자산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이 30.3%로 높았다. 또 저축액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131.1%로, 보유한 저축액보다 금융부채가 더 많은 구조를 보였다.
젊은 가구가 무조건 과소비해서 빚이 많은 것은 아니다. 취업 후 자산을 축적한 기간은 짧은 반면, 독립을 위해서는 전세보증금이나 주택 구입비처럼 큰돈이 필요하다. 결혼, 자동차 구입, 학자금 상환, 육아 등이 동시에 시작되기도 한다.
따라서 30살 전후에는 순자산의 절대금액뿐 아니라 다음 세 가지를 함께 보는 것이 좋다.
첫째, 매달 부채가 줄고 있는가.
둘째, 소득의 일정 비율을 꾸준히 저축하고 있는가.
셋째, 비상시에 사용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이 있는가.
현재 순자산이 2,000만 원이어도 매달 100만 원씩 자산이 증가하고 있다면 1년에 1,200만 원씩 앞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반대로 순자산이 1억 원이어도 소비와 이자 부담으로 자산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면 안심할 수 없다.
자산은 현재 찍힌 사진 한 장보다 매년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나는 상위 몇 퍼센트일까? 평균보다 중요한 현실적인 비교법
사람들이 평균 자산을 검색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결국 자신의 위치를 알고 싶기 때문이다.
“나는 또래 중 중간은 될까?”
“5,000만 원이면 상위 몇 퍼센트일까?”
“1억 원을 모으면 잘한 편일까?”
하지만 공개된 공식자료만으로 30살 개인의 정확한 자산 백분위를 계산하기는 어렵다. 정부 통계는 개인이 아닌 가구 기준이고, 연령대별 순자산 구간 분포가 세세하게 공개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30살에 5,000만 원이면 상위 20%”처럼 단정적으로 말하는 정보는 조사 대상과 계산 기준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대신 전체 가구 분포를 이용하면 대략적인 위치는 확인할 수 있다.
2025년 기준 전체 가구의 57.0%는 순자산이 3억 원 미만이다. 반대로 말하면 순자산이 3억 원 이상이면 전체 가구 가운데 대략 상위 43% 범위에 들어간다. 순자산이 10억 원 이상인 가구는 11.8%이므로, 10억 원을 넘으면 대략 상위 12% 안팎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이 수치는 전체 연령의 가구를 합친 결과이므로 30대끼리 비교한 순위는 아니다.
30대는 40대·50대보다 소득을 올리고 자산을 축적한 기간이 짧다. 따라서 전체 가구 기준과 비교하면 자신의 위치가 실제보다 낮게 보일 수 있다. 30살의 순자산을 50대와 60대가 포함된 전체 가구 평균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공정한 비교는 아니다.
또한 같은 순자산이라도 구성에 따라 안정성은 달라진다.
순자산 5,000만 원을 모두 주식이나 코인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과, 예금 3,000만 원·주식 1,000만 원·퇴직연금 1,000만 원으로 나누어 보유한 사람은 자산의 변동성이 다르다. 반대로 현금만 보유하면 안정성은 높지만 장기적으로 물가상승을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
자신의 자산 상태를 제대로 평가하려면 또래의 평균보다 다음 네 가지를 확인하는 편이 낫다.
첫 번째는 순자산이다. 모든 금융자산과 실물자산에서 갚아야 할 부채를 뺀 금액을 계산한다.
두 번째는 연간 순자산 증가액이다. 지난해보다 올해 순자산이 얼마나 늘었는지 확인한다. 투자 수익이 아니라 저축과 부채 상환까지 모두 포함해 계산해야 한다.
세 번째는 저축률이다. 세후소득 가운데 얼마를 저축하거나 투자하는지를 본다. 월급이 많아도 대부분 소비하면 자산은 쌓이지 않는다.
네 번째는 비상자금이다. 갑자기 퇴사하거나 아플 때 최소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생활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이 있는지 확인한다.
예를 들어 30살 직장인이 순자산 4,000만 원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인터넷에서 1억 원을 모았다는 사람들과 비교하면 적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신용대출이 없고, 매달 120만 원을 저축하며, 비상자금 1,000만 원을 따로 확보했다면 재정 상태는 상당히 안정적이다.
반대로 순자산이 8,000만 원이어도 대부분 부모에게 받은 전세보증금이고, 본인이 모은 금융자산이 거의 없으며 매달 카드값이 소득을 초과한다면 앞으로의 자산 형성 속도는 느릴 수 있다.
결국 30살에 얼마를 모아야 정상이라는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 취업 시기, 군 복무, 대학원 진학, 소득 수준, 부모와의 동거 여부, 결혼 여부, 주거 형태에 따라 출발선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30살에 1억 원이 없다고 해서 실패한 것이 아니며, 평균보다 적다고 해서 늦은 것도 아니다. 공식 통계에서 말하는 평균 자산은 개인의 통장 잔액이 아니라 가구 전체가 보유한 부동산과 금융자산을 합친 금액이다. 게다가 일부 고자산 가구가 평균을 크게 끌어올리고 있다.
그러므로 “또래보다 얼마가 부족한가”에만 집중하기보다, 지난해보다 내 순자산이 늘었는지를 보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현재 모은 돈이 1,000만 원이든 5,000만 원이든, 매달 흑자를 유지하고 고금리 부채를 줄이며 꾸준히 자산을 쌓고 있다면 방향은 맞다. 서른 살의 자산은 인생의 최종 성적표가 아니라 이제 막 시작된 자산 형성 과정의 중간 기록에 가깝다.
대한민국 30살이 평균적으로 얼마를 모았는지 궁금할 수 있다. 하지만 진짜 확인해야 할 질문은 따로 있다.
“나는 작년보다 나아졌는가?”
이 질문에 ‘그렇다’고 답할 수 있다면, 평균보다 위인지 아래인지는 생각만큼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